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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독서

공항에서 일주일을


 

 


공항에서 일주일을

 

알랭 드 보통

정영목 옮김

청미래

 

  

 

 

기대를 잔뜩 안고 손에 든 책. 그러나 실망이 가득했다. 내가 원했던 내용은 전혀 없고 온통 철학적인 내용으로 가득찼다. 더군다나 저자가 한국인이 아니어서 그가 느낀 감정들을 이해하기에는 문화적 차이도 많아 보였고 번역되어진 말들이 하나같이 머리속으로 입력되어지길 거부하며 책에 몰입되는것을 방해했다.

하지만 마지막 구절은 책을 덮고 한참을 생각하게 했다.

그리고 이 책의 목차..또한..

 

1 접근
2 출발
3 게이트 너머
4 도착

 

 그렇다. 나는 한가지 꿈을 안고 이미 출발했다. 내 꿈을 싣은 비행기는 한참 하늘을 날고 있다. 나는 얼른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어 안달이 나있다.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특별히 사고가 나지 않는다면 나의 이 비행기는 목적지에 도착할 것이다. (비행기가 사고가 날 확률은 0.71%이며 비행기 사고로 죽을 확률은 0.00000297%이며 이는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 5배나 적다)

 

 다행히도 목적지에 도착하면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여행에서 돌아와 일상으로 돌아가면서 여행의 흥분과 기대를 잊어가듯.. 나 역시 내 꿈에 대한 목표 성취라는 기쁨을 잠시 만끽한 채 다시 현실로 돌아가 그에 맞게 적응을 하며 또 불만이 생기고 이루고 싶은 것들이 생길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이 고통의 과정들을 잊고 단 몇줄로 축약시켜 기억할 것이다. 내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시기로 아름답게 미화시킬 것이다.

 

 비행기를 타지 않으면 바다 건너 목적지에 도착할 수 없는 것 처럼, 지금의 가슴 시려운 시기가 없다면 미래의 성취도 행복도 없을거라 생각한다. 여행이 끝난 뒤 알 수 없는 여운이 남듯, 내 꿈을 이룬 뒤 지금 이 시련의 시기가 한번씩 생각이 나겠지. 내가 다음 비행기를 타고 다음 목적지를 향해가며 새로운 꿈을 꿀 때도 역시 마찬가지로... 지나고 나면 아련할.. 소중할.. 한번쯤 다시 되돌아 오고 싶어질 지금 이 순간을 너무 괴로워하지 말자.라고 결론짓는다.